수험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세법책은 유난히 보기 싫었던 책이었습니다. 공부할 양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 다. 그래서 수험생 때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내용이 있으면 그냥 외워버렸습니다. 문제만 풀 수 있으면 그뿐이니까요. 하지만 세법을 쉬운 말로써 풀어내어 수험생들을 이해시켜야 하는 강사가 된 지금의 저는 절대로 그럴 수 없었습니다.
세법, 조문에서 답을 찾다.
세무사에 합격은 했지만 세법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수험생들보다 조금 더 많이 알고 문제를 잘 풀 뿐이지요. 그리고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강사로서 세법을 제대로 공부해야하겠는데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 을까 고민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로 공 부를 할까 싶었는데 그만 두었습니다. 양심에 찔렸기 때문입니다. 저 스스로 세법을 공부하고 그 의미를 깨쳐야 비로소 남에게 강의를 할 수 있는 자격이 갖추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법조문을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수험서와는 달리 정리가 되지 않은 날 것의 법조문은 공부하기에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학교 교수님의 교재, 논문 등을 찾아가며 법조문과 씨름을 했습니다. 법조문을 공부하며 미천한 지식에 자괴감이 밀려오고 감히 어디가서 세무사라고 할 수나 있을까 별의 별 생각이 들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총동원하여 조문을 공부했습니다.
고뇌와 노력의 결과물
법조문과의 치열한 씨름, 그 공부의 기록이 바로 「세법 인사이트」입니다. 「세법 인사이트」의 집필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제가 법조문을 공부하면서 깨우친 것들을 수험생과 공유하고자 하였습니다.
2.복잡한 내용은 표로 정리하되, 줄글이 이해하기에 더 좋다고 판단되면 그 부분은 굳이 표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3.표로 내용을 정리할 때 ‘*’의 부연설명은 최대한 자제하려 하였습니다. 저도 수험생 때 ‘*’ 때문에 여간 짜증스러웠던 것이 아니었거든요.
4.법조문을 가급적이면 수정하지 않고 그 문구를 그대로 책에 실으려하였습니다. 법조문은 그 자체로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노래 경연 프로그램의 심사위원 한 사람이 어떤 참가자에게 물었습니다.
“왜 편곡을 하지 않았나요? 다른 모든 참가자는 편곡을 했잖아요.”
그러자 그 참가자는 대답했습니다.
“저도 편곡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원곡보다 좋은 노래가 나오지 않았어요.”

저는 그 참가자의 말에 크게 동감했습니다. 저도 법조문을 공부하며 느꼈기 때문입니다. 법조문의 문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설명글은 없다는 것을요. 법조문을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그 숨어있는 뜻을 알게 되는데, 그 기쁨은 정말 한량없습니다.
수험생 여러분께 드리는 저의 첫 번째 선물
2022년 7월 강의를 시작했고 그 해 겨울 교재작업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시작만 했지 제대로 쓰지를 못했습니다. 처음 강의를 하는 사람치고는 강의 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수업 준비만도 벅찼습니다. 게다가 사무실을 개업하면서 더욱 더 교재에는 신경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책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수험 생분들께서 문의를 하셨었습니다. 책은 도대체 언제 나오느냐고. 이제야 겨우 그 분들을 뵐 면목이 생겼네요.
감사합니다.
이 책을 쓰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고마운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못난 아들 세무사 합격시키겠다고 뒷바라지 해주신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못난 남편 교재 작업에 집중하라고 힘든 육아, 살림 도맡아 한 사랑하는 우리 희주. 고맙고 사랑해.
많이 놀아주지도 못하는데도 그저 ‘아빠! 아빠!’하면서 잘 따르는 우리 아들 연우. 우리 아들 도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이름 없는 강사인 저를 믿고 기꺼이 출판에 도움을 주신 세경사 편집부에도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인생 걸고 하는 공부인데 이름 없는 강사를 기꺼이 믿어주시고 함께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는 우리 수험생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험생을 향한 헌신의 다짐
저는 저를 믿어주시는 저의 소중한 수험생 앞에
그 분들의 확실한 합격을 위하여
자만, 태만, 교만하지 않고 늘 열심히 공부할 것을
그리고 최고의 강의를 제공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2025년 5월
주진하 세무사 올림